KSTAR 인공태양 상용화, 한국 천재들이 앞당기고 있습니다
바닷물에서 연료를 뽑아 무한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만드는 꿈, '인공태양'. 불과 25년 전만 해도 한국은 이 분야의 불모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KSTAR로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운전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핵융합 강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누가 이 일을 해냈을까요? 화려한 조명 한 번 받지 못한 채, 밤을 새워가며 묵묵히 인공태양을 만들어 온 한국의 천재들입니다. 서울대 나용수 교수와 황농문 교수의 몰입 초대석에서, 이들의 노력과 성과 그리고 그 뒤에 흐르는 도전 정신을 전합니다.
📌 인터뷰 정보
대담자: 나용수 교수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학과장,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 저자, ITER 과학기술자문위원)
진행: 황농문 교수 (몰입아카데미)
주제: 인공태양 상용화를 앞당기는 한국 과학자들의 도전
시리즈: 몰입 초대석
인공 태양을 연구하는 과학자, 나용수 교수
나용수 교수는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뮌헨 공과대학교에서 플라즈마 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08년부터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현재 원자력공학과 학과장을 맡고 있는 핵융합 분야의 권위자입니다.
바닷물에서 연료를 추출해 '인공 태양'을 만드는 핵융합 연구의 최전선에 서 있으며, 세계 최대 핵융합 프로젝트인 국제 핵융합실험로(ITER)의 과학기술자문위원이자 통합 운전 시나리오 그룹 의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가 2024년에 펴낸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은 핵융합 연구의 최전선과, 그 뒤에서 묵묵히 헌신한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인공태양이란 무엇인가, 한국이 만드는 별의 원리
인공태양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핵융합이 무엇인지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 둘이 합쳐져 더 무거운 원자핵이 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내는 반응으로,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바로 그 원리입니다.
사실 우주의 모든 물질이 이 핵융합에서 비롯됐습니다. 빅뱅 직후 생겨난 수소(양성자)들은 같은 양전하를 띠어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 밀어내지만, 빅뱅의 엄청난 에너지가 그 반발력을 이겨내게 해 수소 둘이 헬륨으로 합쳐졌습니다. 이렇게 수소·헬륨·리튬이 차례로 만들어지고, 별의 중심에서 핵융합이 이어져 결국 철까지 만들어집니다. 텅스텐처럼 철보다 무거운 원소는 초신성 폭발이라는 격렬한 사건을 통해 생겨났습니다. 우리 몸과 지구를 이루는 물질 자체가 별과 우주의 산물인 셈입니다.
한국이 도전하는 KSTAR는 바로 이 '별이 빛나는 원리'를 지구 위에 재현하는 장치입니다. 자기장으로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어,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을 인공적으로 일으키는 것입니다. 말 그대로 '땅 위의 작은 태양'을 만드는 일이며, 인류가 아직 누구도 완성하지 못한 미지의 도전입니다.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로, 한국 천재들의 도전이 시작되다
나용수 교수가 대학원에 진학한 1998년, 유학을 떠난 2000년만 해도 한국은 핵융합의 거의 불모지였습니다. 그가 들려준 일화가 당시 우리의 위치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석사 시절 지도 교수가 국제 학회에 갈 때, 학회 측에서 "당신 나라는 아직 이 분야에서 하는 게 많지 않으니, 와서 좀 배우고 가라"는 취지로 지원금을 대줄 정도였습니다. 핵융합을 연구하고 싶으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던 변방이었습니다.
이 흐름을 바꾼 결정적 선택이 1990년대 중반 정근모 장관의 '중간진입 전략'이었습니다. 선진국을 뒤따라가기만 해서는 그들이 한 발 더 앞서 있어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으니, 가장 앞선 최신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거기서부터 시작하자는 발상이었습니다. 마침 미국 프린스턴이 계획하던 세계 최첨단 토카막 장치가 국가 승인 문제로 사장될 위기였는데, 한국이 그 설계를 가져와 만든 것이 바로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 KSTAR입니다.
"시작부터 세계에서 가장 앞선 장치를 만들면서, 우리나라의 훌륭한 인재들이 그 장치에서 연구하며 이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나용수 교수 —
시작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장치를 손에 쥐자, 우리나라의 뛰어난 인재들이 그 위에서 마음껏 실력을 펼쳤습니다. 같은 중간진입 전략의 또 다른 성공 사례가 바로 프랑스 TGV를 가져와 독자 기술로 발전시킨 KTX입니다. 실제로 이 전략을 후에 평가했을 때 가장 성공한 두 사례로 KSTAR와 KTX가 꼽혔습니다. 변방의 작은 나라가 가장 앞선 자리에서 시작하겠다고 결단한 그 도전이, 오늘의 한국을 만들었습니다.
KSTAR가 이룬 세계 최고의 성과
KSTAR의 성과는 세계 핵융합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핵심은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그것도 장시간 운전해낸 것입니다. 태양 중심부보다도 뜨거운 이 온도를 인공적으로 만들고 유지하는 일은, 전 세계 어느 연구진도 쉽게 도달하지 못한 영역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한국 과학자들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해내고 있습니다.
이 성과의 진짜 주인공은 장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고 운전하는 우리나라 과학자들의 집요한 노력입니다. 나용수 교수가 책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에서 가장 애착을 갖고 담은 부분도 바로 이 대목입니다. 그는 핵융합을 처음 개척한 1세대 과학자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드러나지 않았지만 저변에 깔려 있던 한국의 엄청난 기술력과 과학자들의 실력, 그리고 열정을 기록했습니다.
✓ 본 적도 없는 초전도 자석을 만들어낸 집념
KSTAR는 자기장으로 태양을 가두는 장치라, 자기장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전기 저항이 사라지는 초전도 자석, 그것도 세계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야 했습니다. 한 연구자가 일본에서 "우리는 이런 최첨단 장치를 만들겠다"고 발표하자, 청중석에서 누군가 이렇게 물었다고 합니다. "다 좋은데, 당신 초전도 자석을 본 적은 있습니까?" 박수를 받자마자 들은 뼈아픈 질문이었고, 더 아팠던 건 정말로 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발표자는 자존심이 상해 그 사람의 얼굴을 20년간 안 봤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과학자들은 끝내 그 장치를 직접 만들어냈습니다. 본 적도 없는 최첨단 기술을 맨손으로 일궈낸 이 집념이야말로, 변방을 세계 최고로 끌어올린 진짜 동력이었습니다.
위기를 축적의 시간으로 바꾼 사람들
한국 핵융합의 여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IMF 외환위기가 터졌을 때,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좌초될 수도 있는 위기에 놓였습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그 시간을 그저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일종의 '축적의 시간'으로 사용해, 기술과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 결국 세계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섰습니다.
이런 끈기는 위대한 과학의 공통된 비결이기도 합니다. 별이 빛나는 핵융합 원리를 규명해 196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한스 베테는, 어려운 문제를 푼 비결을 묻자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나는 머리, 또 하나는 아무런 결과도 나오지 않을 수 있는 문제에 매달려 기꺼이 오랜 시간 생각하며 보내는 것이라고요. 한국의 핵융합 과학자들이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걸어온 길이 정확히 이것이었습니다.
✓ 몰입은 난제를 풀어 냅니다.
위대한 발견을 한 분들은 모두 몰입을 했습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그 문제를 붙들고 오래 생각하는 것, 그것이 비결입니다.
- 황농문 교수 -
황농문 교수는 이렇게 결과가 보이지 않는 시간을 견디며 한 문제에 깊이 빠져드는 힘이 곧 몰입이라고 말합니다. 한국 천재들이 보여준 도전 정신의 바탕에는, 바로 이 몰입의 힘이 있었습니다.
인공태양 상용화, 한국이 그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
오랫동안 핵융합은 "늘 30년 뒤에나 가능하다"는 농담이 있을 만큼 상용화가 멀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릅니다. 한국이 그 시점을 적극적으로 앞당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가 힘을 합쳐 프랑스에 짓고 있는 국제 핵융합실험로 ITER에는 유럽연합 약 26개국과 영국, 그리고 미국·일본·러시아·중국·인도·한국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나용수 교수는 이렇게 많은 나라가 하나의 과학 프로젝트에 모인 것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 핵심 국가의 하나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ITER가 여러 사정으로 지연되는 사이, 한국은 ITER를 지으며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더 도전적인 새 장치를 2030년경 목표로 국가 차원에서 이미 시작했습니다.
"저는 2030년경에는 우리가 핵융합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나용수 교수 —
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같은 글로벌 빅테크 자본이 소형 핵융합 스타트업에 천문학적 금액을 투자하면서 흐름은 더 빨라졌습니다. 나용수 교수는 ITER가 가장 보수적이고 믿을 수 있는 '기본'을 깔아준다면, 스타트업은 그 위에 새 아이디어를 얹어 빠르게 도전하는 역할을 하며 서로 자극하고 기술을 주고받는다고 설명합니다. 이 거대한 흐름의 한가운데에서, 한국의 과학자들과 밤을 새우는 대학원생들이 인공태양 상용화의 시점을 1분 1초라도 앞당기기 위해 지금도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 핵심 요약
✓ 태양을 만드는 사람은 과학자만이 아닙니다
나용수 교수는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이 장치를 만드는 엔지니어와 물리학자, 밤새워 연구하는 대학원생만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만든 장치인 만큼, 핵융합에 관심을 가져주는 모든 국민이 바로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 정답이 없기에 누구든 유레카를 외칠 수 있습니다
80억 인구 중 내가 처음 생각해냈다는 기쁨, 황농문 교수가 말한 그 만족을 한국의 핵융합 천재들이 매일 마주합니다.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누구든 새로운 시각으로 판을 바꿀 수 있고, 그 도전의 최전선에 우리나라가 서 있습니다.
✓ 이 도전 정신은 우리 모두의 것입니다
결과가 보이지 않아도 한 문제를 끝까지 붙들고 몰입하는 태도는, 공부하는 학생도 일하는 직장인도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발휘할 수 있는 힘입니다. 불모지를 세계 최고로 바꾼 그 정신을, 이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이어갈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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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Q. KSTAR는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요?
A. KSTAR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로, 자기장으로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어 인공태양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1억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어, 한국이 핵융합 강국으로 평가받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Q. 우리나라의 핵융합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25년 전만 해도 불모지였지만, '중간진입 전략'으로 세계 최첨단 토카막 장치 KSTAR를 확보한 뒤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를 장시간 운전하는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국, 일본, 중국 등과 함께 국제 핵융합실험로 ITER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핵심 국가이기도 합니다.Q. 2030년 인공태양 상용화가 정말 가능한가요?
A. 나용수 교수는 2030년경 전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ITER가 지연되고 있지만, 각국이 ITER를 지으며 축적한 기술로 더 도전적인 새 장치를 개발 중이며, 한국도 2030년경을 목표로 새 장치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시작했습니다. 다만 일정은 변동 가능성이 있습니다.Q. 핵융합 발전은 원자력(핵분열) 발전과 무엇이 다른가요?
A. 현재의 원자력 발전은 무거운 원자핵을 쪼개는 '핵분열'을 이용하지만, 핵융합은 반대로 가벼운 원자핵을 합치는 반응입니다. 태양이 빛을 내는 원리와 같아 '인공태양'으로 불립니다. 바닷물에서 연료를 얻을 수 있어 자원이 사실상 무한하고,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부담이 작다는 점에서 미래의 청정 에너지로 기대받습니다.Q. 한국 과학자들의 도전 정신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요?
A. KSTAR는 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로, 자기장으로 1억도가 넘는 초고온 플라즈마를 가두어 인공태양을 만드는 장치입니다. 1억도 플라즈마를 장시간 안정적으로 운전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내고 있어, 한국이 핵융합 강국으로 평가받는 핵심 근거가 됩니다.몰입초대석 인터뷰 영상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 신간 정보
인류의 미래 에너지로 기대되는 핵융합 발전 연구의 최전선과, 그 뒤에서 헌신한 한국 과학자들의 도전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입니다. 서울대 나용수 교수
저자 :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과 나용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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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한마디
불모지에서 세계 최고로. 그 기적 같은 도약 뒤에는, 본 적도 없는 초전도 자석을 끝내 만들어내고 IMF 위기마저 축적의 시간으로 바꿔낸 한국 과학자들의 집념이 있었습니다. 화려한 조명은 없었지만, 이들이야말로 진짜 '태양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나용수 교수와 황농문 교수의 결론은 단순합니다. 정답이 없는 자리에서 묵묵히 몰입하는 사람이 결국 길을 낸다는 것. 지금 이 순간에도 인공태양 상용화를 1초라도 앞당기고 있는 모든 한국의 천재들에게, 그리고 각자의 자리에서 도전하는 우리 모두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도전이 태양을 만듭니다